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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계속됨...

다음날, 9시쯤 느긋하게 일어난 우리는 드디어 등반을 위해 출발하였다.

9시에 일어난 이유는, 어차피 점심은 제대로 못 먹을 게 뻔하니
아침을 늦게 먹어 배를 좀 든든하게 하자-라는 취지였다.

좋다. 우리의 계획은 완벽하다.
이제 아침을 먹으러 가면 된다.


근데, 아침을 하는 데가 있나?

저녁에도 문을 다 닫아버리는 동네인데?

이 불행한 예감은, 불행하게도 들어맞았다.

우리는 언덕 위로 올라갔다.
어제 택시에서 내려서 내려왔다가(X1)
핸드폰 찾으러 다시 올라갔다가(X2)
저녁식사를 하러 다시 내려왔다가(X3)
지금 아침식사를 하러 다시 올라가고 있었다(X4).

걷기 시작한 지 15분,
문을 연 식당이 없다.

이건 생각보다 더 절망적이었는데, 왜냐하면
분명히 문이 열려있고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음식 냄새도 나는데
들어가보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뻥 안치고, 이 동네가 무슨 전쟁이나 그런 것 때문에 사람들이 몰살당했는줄 알았다.
심지어 밥솥에서 밥짓는 소리도 나고, 텔레비전도 켜져 있었다.
그런데 사람은 아무도 없고, 화장실에도 없고
더 놀라운 건 그 근처가 허허벌판이라는 것이다.
즉, 어딘가 갈 곳이 없다.

우리는 솔직히 조금 무서워졌다.
라기보단, 너무나 배고파서 올라가는걸 포기했다.

그래서 언덕을 다시 내려갔다.(X5)

에휴....

그렇게 내려가기를 30분.
중간에 숱하게 낚였다.(즉 전부 문을 닫았다.)

그러다가 드디어! 음식점을 발견했다!
우리는 이곳도 우리를 낚기 위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이쯤 되니 아침은 포기하고 내려가다 편의점에서 빵이라도 사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문을 열자, 어떤 아리따운 아가씨가(물론 그때는 그렇게 느꼈다)
우리를 마중하는 게 아닌가!
오오...

오른쪽이 핸드폰을 분실한 곳이고, 왼쪽이 (대략) 식사를 해결한 삼봉식당이다.

우리는 순두부전골 3인분을 시켜 미친듯이 먹었다.
알고 보니, 식사준비가 안 되어 있었는데, 우리 때문에 밥을 새로 지었다고 한다.
...
..
.

밥을 맛있게 먹고 나서, 치악산에 가는 길을 물어보았다.
그러자, 친절하게 아래로 쭈~욱 내려가서 버스정류장에서 41번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하셨다.
배차간격은 약 20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식당 이름은 삼봉식당이고, 전화번호는 732-8379이다.
일부러 모자이크 처리는 하지 않았다.


자 이제 밥도 먹었겠다, 다시 출발해야한다.
10시 25분, 삼봉식당을 출발해 40분 전후에 버스정류장에 도착, 매점을 발견한다.
매점에서 초콜릿 바 하나를 산다.
그리고..기다린다! 버스가 오기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때, 매점에 계시던 할아버지가 나오시더니 하시는 말.
"거기 버스정류장에 버스 안 서. 한참 더 내려가야되."

제..젠장!!
아직도냐!
47분, 다시 출발한다.
이미 5Km 이상 걸은 상태.

이미 시간은 11시 6분.
산에 들어가기도 전에 지치겠다.

길가에서 일하시던 농부 아저씨께 길을 여쭈어 보자, 조금만 더 내려가면 된다고 했다.
희망고문일까, 아니면 진짜일까.

아니, 그래도 결국 도착하기는 했다!
근데 이건 뭐 버스정류장이 정류장 표시도 없고 그냥 마당이냐...
도착한 건 15분. 배차간격이 20분 정도라고 했지...

버스를 탄 건 36분이다. 젠장!


오른쪽 밑에서 출발해서 왼쪽으로 간 다음 버스를 타고 오른쪽 위로 간 거다.


지도를 잘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치악산 반대편으로 가고 있었다.
과연 산에 도착은 할 수 있을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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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계속됨...

그렇다. 산장은 문을 닫았다. 택시는 가버렸다.
우리는 아까 택시를 타고 올 때 본 모텔촌을 생각하며 걸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솔직히 아까 났던 딸깍 소리가 이상하긴 했지만, 그냥 걸어갔다...(최악의 실책 3)


그러나 모텔촌이 그렇게 금방 나올 리가 없었다.
애초에 택시타고 20분은 들어온 거 같은데(느낌이)
얼마 걸었다고 모텔이 나타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걷다 보니 모텔이 하나 나오긴 했다...만
안타깝게도 3인실이 없었다...
그렇다고 방을 두 개 빌릴 형편도 아니었기에
그냥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깝다. 힐튼 모텔(절대로 힐튼 호텔이 아닙니다)


우리는 내려오면서, 모텔을 잡고 다시 올라와서 저녁을 먹을 계획을 세웠다.
너무나 피곤했기에, 저녁보나 모텔이 먼저였던 것이다.(최악의 실책 4)
어쨌든 저녁을 먹어야 했기에, 내려오면서 음식점을 탐색했다.

괜찮아 보이는 음식점이 꽤 있었다. 오, 오리구이도 있네.
연락처가 있길래 적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은 한가지

핸드폰이 없다

아ㅓㄴㅁ애렘재둪먄웊ㅁ니;ㅏㅓㅜㅡㅍㅊ;민

디카가 없는 나에게 디카 역할을 해주던 핸드폰이 사라지다니!!!!
아니 디카 역할은 둘째치고 안에 들어있던 주소록은!!!!

그래서 더 이상 사진은 없다. 젠장.


친구 핸드폰으로 아까 콜택시에 전화를 했다.(집에 가기 위해 번호를 알아놨었다)
핸드폰 분실 신고를 하고, 찾아달라고 했다.

여튼 핸드폰이 문제가 아니라 모텔을 못찾으면 길거리에서 노숙할 신세니
계속 걸어내려갔더니, 하이트모텔 이라는 곳이 나왔다.
오오 할렐루야...

가격은 3만원인데 3인이 잘 경우 3만5천원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국 방을 얻고, 우리는 지친 몸을 누일 수 있었다.


같은 날(22일) 오후 10시

그렇다. 잠깐 누워서 쉬고 있었는데 오후 10시가 되었다. 아니, 밤10시가 더 어울리는 표현이지.

그리고 우리는 아직 저녁밥을 먹지 못했다.

그렇다.
암만 티비에서 지붕킥 재방송을 하고 있다고 해도
그리고 오랫동안 걸어서 몸이 피곤하다고 해도
저녁을 먹지 못하는 건 심각한 문제였다.

일단 나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아까 모텔 찾으러 내려올 때 봐 둔 음식점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폐ㅋ점ㅋ

안되......ㅠㅠ

그 때, 내 머리를 스쳐가는 한가지!
'혹시, 핸드폰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내 핸드폰을 찾기 위해'

아까 택시에서 내렸던 데까지 다시 올라갔다.


이게 무슨짓이냐ㅠㅠㅠㅠ

그리고, 정말 다행이도 눈속에 파묻혀 있던 핸드폰을 찾을 수 있었다.
오오...
밤이고, 가로등도 없고, 핸드폰도 검은색이라 몰랐던 거 같다.



좋다. 핸드폰을 찾았다. 그 말은 최악의 실책 3를 만회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악의 실책 4는 만회하지 못했다.

우리는 여전히 굶주렸고, 핸드폰을 찾고 내려오는 길에 열고 있는 음식점이 있을 리 없었다.

내려오면서, 오리고기부페 음식점을 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진은 물론, 그 다음날 아침에 찍은 거다. 눈치가 있다면 또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 수 있을 거다.


우리는 다음날 저녁 산행을 끝내고 나서, 여기 있는 오리고기부페에 가서 고기를 털어버리기로 맹세했다.
가격은 일인당 만오천원이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가격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은 돈을 아끼기로 했다.





우리는, 사왔던 컵케익 6개를 2개씩 나눠먹고 과자로 영양공급을 한 뒤 물로 배를 채웠다.
우리는 저녁을 이렇게 해결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텔 앞에 흐르던 강물.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하다. 사진이 너무 없어서 첨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충 찍어서 흔들린, 하이트모텔. 갈곳 없는 우리를 받아준(?)고마운 곳이다.




티비에서 SOS 긴급출동이란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다.
어떤 허름한 몰골의 아저씨가 매일 폭행당하며 노동에 시달리다 구출되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그 프로를 보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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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지하게 이 글을 디씨에도 올려볼까 생각했었는데, 그것만큼은 못하겠다ㅠ

2010년 3월 18일
중학교 때 동창에게 연락이 왔다. 이 친구를 A라고 하겠다.
인터넷이라 구구절절 설명은 못 하겠지만, A는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4월에 군대에 간다고 하니 마음 한편이 찡해왔다.

나보고 배낭여행을 가잔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니 당연히 응했다.
날짜는 22일부터 2박 3일로 정해졌다.


3월 20일
치악산에 가기로 했다. 인원은 3명. A가 같은 동창 B를 데려온다고 했다.
나는 B를 잘 알지는 못했다. 학교가 워낙 작다 보니 얼굴은 아는 정도였다.

기차를 타고, 기차 안에서 잔 다음 다음날 등산 후, 돌아오는 기차에서 자는 게 어떠냐고 했다.
뭐, 그 정도 알아봤으면 충분하겠지, 하고 알았다고 했다.


3월 21일
내일 오전 11시에 모이자고 문자가 왔다(........)
알고 보니 기차로는 한 번에 갈 수가 없는 듯. 시외버스를 타고 가야 된다고 한다.

나는 솔직히 여기서부터 좀 느낌이 좋지 않았다. 결국, 오후 3시 반에 만나기로 했다.

불안한 마음에, 나는 원주 주변 숙소와 등산로 가는 법 등을 조사해두었다.


3월 22일 출발 당일
눈이 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무ㅐㅇ푸져ㅜㅍ;ㄴㅁㅇㅍ
이게 뭐야;;;;

게다가 이 A란 놈은 4시가 되어서야 나타났다;;;
(B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다)

결국 만나서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야되는데
눈앞에서 버스 놓침ㅋ


같은 날 오후 8시
뭐 결국 여차여차해서 원주에 도착했다. 시외버스는 6700원이었다.
타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편하게 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진은 물론 나중에 찍은 거다;;

원주역은 상당한 번화가였다. 생각 이상이었다.
나는 내가 조사한 대로, 그리고 당연히 그럴 줄 알고
얼른 숙소를 잡자고 했다.
A: "무슨 소리야 등산로 근처에 가서 숙소를 잡아야지" (최악의 실책 1)
뭐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34번 버스를 타고 KBS방송국(?)앞에서 내렸다.

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제 82번 버스를 타고 황골로 가면 된다.
82번 버스는 하루에 10번 운행한다.
A: "뭘 기다려 짜증나게. 택시타자"
오오 쿨가이ㅋㅋ그래서 택시를 타고
나: "황골로 가주세요. 내일 등산할거거든요? 등산로 근처 모텔로요."
아저씨: "넵"
A: "최대한 등산로 근처로 가주세요" (최악의 실책 2)
야 그딴소리는 왜하는데;;;

뭐 올라가다 보니 모텔이 많았다.
아저씨: "더 올라갈게. 등산로는 아까 저기도 있고, 여기도 있고 저 위에도 있어."
아니 여기도 등산로가 있으면 여기서 내려주면 되잖아;;;

모텔 단지를 벗어나자 진짜 시골처럼 보이는 곳이 나타났다.
아저씨: "어 여기는 나도 잘 모르는데..."
이봐. 모르면 내비게이션이라도 켜란 말야.

아저씨: "아 여기 산장 있네. 여기서 내려줄게. 7500원이야."
이보쇼 아저씨. 기본요금 안만들려고 더 간거 아니고?

산장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뭔가 딸깍거리는 소리가 난 거 같긴 한데, 택시는 가버렸다...
이미 밤이 되버렸고, 주변에는 나무밖에 안 보인다.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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